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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리부동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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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꺽지 작성일10-09-14 10:29 조회4,7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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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리부동풍(百里不同風)
제 집사람은 중국 출장 중에 만난 중국인입니다.
저 하나만을 바라보고,
가족과 친구 모두를 이역만리에
남겨두고 저를 따라와 준
고마운 사람입니다.

하지만 결혼 후 일 년이 지나고
아내가 향수병 때문에 가벼운 우울증에
빠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중국에 가볼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던 저는 조금 무리를 해서
처가댁 식구들을 한국으로 초대 했습니다.

장모님을 끌어안고 눈물을 쏟는 아내를 보니
참 내가 많이 모자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날 저녁식사는 부모님께 손수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아내의 고집으로 집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처가 식구들은 모두 갈비찜이며 잡채며 녹두전을
아주 좋아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한창 식사중이신
장인어른, 장모님은 물론
처가식구 모두가
자꾸 몸을 일으켰다 앉았다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뿔싸. 저희 집은 식탁이 작아 안방에 넓은 밥상을 펴고
둘러앉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중국의 입식문화에 익숙한 처가 식구들은
밥상에 양반다리자세가 아주 불편했던 것입니다.

음식을 식탁으로 옮겨 2인용 식탁에 6명의 식구가
식사를 하게 되었지만 모두 즐거운 얼굴로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아내에게 우리집에는 침대도 없고,
식사할 때 식탁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불편하지 않았냐고 살짝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빙긋 웃으며 대답해 주었습니다.

"저는 이제 한국인이잖아요."

- 정원재 -

2579.jpg

백리부동풍(白里不同風)
서로의 거리가 백리만 떨어져 있으면
풍속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마음의 이해만 있다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 마음만 있다면 No Probl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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